2015
| 저자 | 유경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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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장 고성(古城)에 내리는 비
내 마음이 차마고도라면 지나간 50년은 소금과 차가 실린 노새
다가올 50년은 짐을 내려놓은 노새
차마고도를 비추는 해와 달과 별, 소의 방울 소리, 야생화의 향기
차마객잔에서 나시객잔 가는 길
첫 번째 발자국에 시름을 두 번째 발자국에 소음을
세 번째 발자국에 낙서를 네 번째 발자국에 욕망을 실어 보낸다.
가벼워진 나는 이끼와 풍경 소리와 하나가 된다.
나시족 여자가 큰 짐을 메고 소를 끌고
소잔등에 남편을 태우고 가면서 하는 말
“난 밤에 힘 좋은 남자가 좋거든요.”
50번의 가을을 내려놓고 꼭 그만큼의 겨울도 내려놓고
아내를 내려놓고 여자도 내려놓고 이름도 내려놓고
나시족 여자의 옷을 입는다.
어스름 무렵 리장에 들어
일곱 번째 정원의 이층 네 번째 방에 묵는다.
처마 밑에는 사랑을 찾지 못한 사내아이들의 대화가 길다.
구름 한 덩이 내 침대로 와 잠을 청한다.
발밑으로 새 한 마리 난다.
하늘에 별 하나 외딴집의 불빛 하나

유경희
2004년 《시와 세계》로 등단. 인천 부흥고 재직 중.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5. 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