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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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수우 

청둥호박의 까닭

 

 

땅이 되고 싶었던 하늘이다

 

제 앉을 자리 가장 낮은 데로 골랐다

 

사람을 그리워하는 일도 공부라서 부지런히 했다

 

온몸이 귀였던 시절이 있었다 열심히 들었다

 

별빛을 듣고 빗방울을 듣고 땅강아지를 듣고

 

낮은 데에 뜻을 둔 배고픈 그림자들이 오고 갔다

 

기다리다 끌어안고 기다리다 끌어안고, 온몸 엉덩이가 되었다

 

배운 대로 들은 대로 어미도 되었다가 새끼도 되었다가

 

생로병사는 한자리에서 둥그래졌다 누우래졌다

 

아무 것도 기다리지 않는 기다림, 천명이라

 

금간 시멘트 벽에 기대어 한 해 내내 키운 슬픔의 집

 

펀펀한 신이 내려와 산다 씨앗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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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우 ㅣ

1995년 《시와시학》 신인상 등단. 시집 『몰락경전』 외, 산문집 『쿠바, 춤추는 악어』 외 다수가 있음. 부산 원도심서 글쓰기 공동체 〈백년어서원〉 운영.


웹진 월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7년 10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