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 저자 | 공광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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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금장대
서천과 북천이 만나 형산강이 시작되는 곳
바위 벼랑 소나무 숲에 금장대가 있다
넓은 물과 높은 바위와 푸른 나무가 어울려
빼어난 경치를 이루니
기러기들은 대를 이어 수천 년을 쉬어갔다고 한다
문자 이전 사람들도 모여서 즐겁게 놀았다고
바위에 암각을 해놓았고
신라 때 어린 기생 을화는
왕과 연희를 즐기다 실수로 빠져 죽었다고 하나
이는 필시 잘못 전해오는 얘기일 것
달빛이 내리고 대숲이 피리 부는 밤이라면
누가 이승과 저승의 경계를 눈치 채랴
개구리 우는 초여름 강둑을 걸어 금장대에 올라
불빛이 빠져 있는 강물을 바라보며 생각하노니
자연의 영원함 앞에
나라의 흥망이나 인간의 생사는 아무것도 아닌 것
저 강물 위에서 반짝이는 불빛이나
수면에 자취를 남기려고 튀어 오르는 물고기
한철 울다 사라지는 풀벌레와 무엇이 다르랴

공광규ㅣ
1986년 《동서문학》 등단. 시집 『담장을 허물다』 외, 산문집 『맑은 슬픔』 등이 있음.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7년 7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