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 저자 | 조선수 | ||
|---|---|---|---|
집시의 시집
집. 시. 는 멀수록 좋다
페르시아 산 수고양이 한 마리
졸다가 수작을 부리고 바람결에
들리는 꿩고기 마르는 냄새
아스파라거스 옆에서 식칼이
시들어가는, 삽화가 곁들여 있을
것 같다 집시의 시집에는
시집의 집시는
질끈 머리띨 두르고
발랑발랑 내게
손짓을 보낼 것만 같고
집과 시는 가까워질수록
좋을 것도 같다
가까워지면 멀어지고
멀어지면,
도망치지 마,
맨발로 뛰어오며
꿩고기 훔쳐간다, 고
고함을 지르는 집시
야옹, 나도 모르게 내 입가에
묻힌 덜 마른 육포 냄새
집. 시. 틈에서
오락가락 조는 한낮
한결 멀어진 시. 집.

조선수 ㅣ
전북 익산 출생. 2015년 《유심》 시, 2016년 《한국일보》 소설 등단.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7년 6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