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 저자 | 황혜경 | ||
|---|---|---|---|
A2 블록에서는
A1 블록에 남은 것은 법원의 파산 결정문과 저항하지 않는 우울과 이가 빠진 몇 곡의 노래와 짓무른 과일들 이럴 줄 몰랐지
사람이 유리 가루를 입히고 새들이 죽고 사람이 다치는 끊어지지 않는 질긴 연줄이 느닷없이 목을 스친다
모든 블록에서 호랑이는 개인이 소유할 수 없는 동물인데 그런데도
어디에 쓰겠다고 무엇을 짓겠다고 불법 채석은 곳곳에서
엄마아빠는 왜 매일 싸울까 궁금한 A1 블록의 아이가 A1 블록의 엄마아빠가 되는 시간의 함몰
소년소녀답게 말할 때 너의 소년소녀는 항상 동조했지만 그 소년소녀도 때로 음란으로 숨고 한때 사악했던 소년소녀였잖아 그랬는지 몰랐지
해가 안 들면 기가 죽는다는 청년의 말이
싹을 틔우는 지하의 끝방
떠나기 전에 노인에게 들어야 할 말들 시간이 만들어 낸 그 많은 노인들의 일들
‘어르신 복지과’ 김과장의 노련한 손에 기대를 건다
덧나는 것을 쓰다듬는 것을 생각하면 은은하게 퍼지는 것이 있고
그때에 마을은 마을이 되고
A2 블록에서는
좀
더
다가가서 기다려
볼
것

황혜경 ㅣ
2010년 《문학과사회》 등단. 시집 『느낌 氏가 오고 있다』가 있음.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7년 6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