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 저자 | 배성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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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히티
붉은 보자기를 벗어던지고
보라보라 바닷속으로 잠수
가오리와 나는
처음인데 서로 처음이니까 더 두근거리지
우리는 에메랄드 액체에 빠져
눈을 맞추고 지느러미를 흔들고
피부를 비빌 수도 있어
상어가 휙 지나갈 때
가오리 웃는 입에 뽀뽀도 하고
상어가 휙 지나갈 때
가오리 하얀 가슴에 못을 박아
펄럭이는 마음자락 걸어보려고
머나먼 여기까지 왔으니까
상어가 휙 지나갈 때
꿈이 아닌 것을 확인하고 싶으니까
무엇이든 할 수 있어 우리는
바다, 하나의 바다가* 될 때까지
노려보던 상어가
덥석, 삼킨 것은
살코기가 아니야 바닷물이야
*독일 밴드 silvermoon의 노래 meer sein에서.

배성희ㅣ
서울 출생. 2009년 《서정시학》 등단. 시집 『악어야 저녁 먹으러 가자』 『타오르던 암벽에서』 (2016년 우수출판콘텐츠선정)가 있음.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7년 6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