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 저자 | 안은숙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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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문 수집가
열린 문을 수집하다 보면
한여름 들어 있는 문이 가장 많다.
상자 속을 기웃거리거나 머뭇거리거나 서둘러 지나가게 되는 골목의 답보가 들어 있다.
닫힌 문을 보면 다른 차원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고, 열린 문은 왜 막다른 것처럼 보일까.
열린 문에선 선풍기가 돌아가고 또 어느 열린 문에선 아이가 웃는 우리 동네는 열린 문들이 많다. 열린 문으로 들어간 아이들이 늙어서 나오고 한 살 어린 동생은 열린 문으로 들어가 세 명의 아이들을 데리고 나왔다.
자두나무가 흔들리고 자두들이 열리고
열린 문 속에는 플러그가 빠진 방이 부주의하다.
문이 없는 집을 구하고 내가 한 일이란 문들을 달고 불안을 돌보는 일, 폐가의 말로는 무너지는 것이고 벌컥 문을 열고 내가 사라지는 순간이 있겠지만 한 번쯤 열었던 문들은 가끔 불의 눈을 가졌으며 월급을 받는 왕의 이야기로 연명하기도 했다.
열린 문으로 아이를 낳고
엄마를 내쫓았다.
열린 문에 중독이 되고 나면 그다음엔 쾅쾅 닫히는 소리를 찾아다니게 되거나 읽다 만 성경 구절에 밑줄을 받쳐놓는다.
어느 집이건
열고 닫는 가업(家業)이 있다.

안은숙ㅣ
2015년 《실천문학》 등단.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7년 5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