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 저자 | 손창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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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가 핀다
1
젖은 흙이 고스란히
날아들어 제비집 울타리가 되었다고 할까
식솔들의 입이 소리를 피운다
밥 달라고 고함친다
때늦게 벌리는 입일수록 소리가 크다
제비 새끼들, 벌린 주둥이에 꽃이 핀다
배고픔이 꽃봉오릴 열었다 닫았다 한다
연분홍 꽃잎처럼 아가리가 붉다
2
소리가 피었다가 진다
새끼 한 마리, 봄날에 찾아온 호열자 같다
닫힌 꽃잎은 누구도 열 순 없다
뱀의 소리도 뚫을 수 없을 것 같다
입 안이 식고 있는 중이다
날개는 펴지 못하고
꽃잎 뭉텅이째로 떨어진다
지게가 집 안쪽으로 놓여 있다
거적더기에
돌돌 말려 실려 가는 새끼 한 마리,
시든지도 모르고
암술도 수술도 없이
남은 입들은 요란하게 꽃을 피운다

손창기 ㅣ
경북 군위 출생. 2003년 《현대시학》 등단. 시집 『달팽이 성자』가 있음.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7년 5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