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 저자 | 김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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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월(滿月)
노란 달이 뜬다. 검은 옷 입은 여자가 커다란 학을 타고 하늘에서 내려와 노랗게 빛나는 길 따라 숲으로 들어간다. 숲엔 커다란 항아리가 있고 맑은 물 고인 웅덩이가 있다. 항아리에서 뜨거운 물이 솟아나와 웅덩이로 흘러들어간다. 검은 옷 입은 여자가 자동차를 타고 온다. 길가에 차를 세우고 노랗게 빛나는 길 따라 숲으로 들어간다. 검은 옷을 입은 두 여자가 숲속 웅덩이에서 만난다. 검은 옷 입은 여자가 검은 옷 입은 여자를 보고 깜짝 놀란다. 검은 옷 입은 다른 여자도 검은 옷 입은 여자를 보고 깜짝 놀란다. 검은 옷 입은 두 여자가 커다란 비명을 남기고 숲을 빠져나간다. 검은 옷 입은 여자가 노랗게 빛나는 길 따라 달린다. 그녀가 커다란 학을 타고 노란 달 떠 있는 하늘로 올라간 뒤 검은 옷 입은 다른 여자가 자동차 타고 숲을 빠져나간다. 하늘에도 숲속 물웅덩이에도 노란 달이 커다랗게 떠 있다.

김 참ㅣ
1995년 《문학사상》 등단. 시집 『그림자들』 『빵집을 비추는 볼록거울』 등이 있음.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7년 4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