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 저자 | 이원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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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흡연 구역
작심한계선을 넘으면 금연에 실패한 종족들이
제 목숨의 도화선에 불을 붙이는 별천지가 나온다
한마음 한뜻으로
하늘에 잇닿은 연기를 피워 제를 올리는
멸종 위기종들의 흡연 구역
나날이 별들의 개체수가 줄어드는 때
담배 연기로 장막을 치고 열연을 펼치는
검은 숲의 머리 검은 짐승들의 매케한 눈빛들을
별이라 불러주면 안되겠나
안개주의보를 뚫고 가다 서다 하는 후미등 같은 저 위태로운 목숨들을
오늘 밤만은 담뱃불 대신
담뱃별이라 불러주면 안되겠나
떴다방처럼 떴다가 홀연히 흩어지는
무등록의 별자리들을

이원형 ■
2021년 《애지》 등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