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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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명숙 

내가 그리운 날은 가슴이 흘러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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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우물 속은 갈피갈피 봄인데

닻별 언저리마다 봄은 오고 가는데

 

우연한 운명이 오면 다시 나를 구할까

 

어제를 그리워한 오늘의 햇살 한 겹 병풍처럼 두르고

풀꽃들 키들대는

불암산 그 둘레길로 첫눈처럼 와줄까

 

나를 그리워하면 가슴이 흘러내린다

 

산턱에 걸터앉은 새벽 세 시 달처럼

바람의 비명에 맞아 소스라친 새처럼

 

봄빛 오래 눅눅한 요즘 불온한 나는, 있는 듯 없는 나는

망했으면 좋겠다

어차피 망할 거라면 지금이면 좋겠다

 

 

 

 

 

 

 

 

 

 

 

 

 

 

 

 

신작시-이명숙.jpeg

황종권​​​​​ ​​​ ​​​​​​​​​​■

2010년 《경상일보》 신춘문예 등단. 시집 『당신의 등은 엎드려 울기에 좋았다』가 있음. 2012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차세대예술인력 선정. 〈여수해양문학상〉 〈문경새재문학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