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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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육호수 

Prelude

 

 

 

  나는 천적의 눈을 몸에 새긴 나비, 건반 위로 내려앉는 꿈의 분진, 빛무리에 망설이는 낱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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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방주에 오르지 못한 귀신들, 줄이 끊어진 통발, 미끄럼틀 속 부풀어 오르는 비명, 연가시, 끝을 향해 길어지며

 

  끝이 말라가는 초록 사인펜, 풀이 사라지는 초원의 평화, 멍든 낙과들.

​

  나는 기도 중에 하면 안 되는 질문들, 허물, 붉은 시선으로 엮인 터널, 몸을 바꿔 지날 수 있나? 그물, 그물에 걸려 알을 쏟아내는 참치, 참치 알, 죽음을 투과하는 언어로 받은 용서, 그러나 나는

 

  신의 왼뺨을 꿴 루어, 불 꺼진 조명가게의 밝음. 사라짐이 사라지면 보이는 글자들.

 

  다시 나는 혈관으로 한 방울씩 묽은 기억, 투명으로, 투명과 투명 사이로, 백지 아래 묻힌 문장들, 지렁이 무덤, 영영 마르지 않는 이불. 눈꺼풀 내려앉는 소리. 나비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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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호수​​​​​ ​​​ ​​​​​​​​​​■

2016년 〈대산대학문학상〉 수상으로 작품 활동 시작. 시집 『나는 오늘 혼자 바다에 갈 수 있어요』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