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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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권상진 

백색왜성

 


 

 

  외래병동 종양내과에는 한 달에 한 번 별 부스러기를 처방해주는 의사가 있다

  환한 별 조각들만 골라 오래 품었다가 온기가 돌면 정문 앞 약국에 맡겨 두는 사람

 

  어둑한 CT 사진 속에서 환하게 번져가는 암 덩어리, 성운처럼 신비롭다

  우주가 점점 어두워져 가네요, 함께 밤하늘을 응시하던 의사가 담담하게 말한다

 

  약사는 하루 세 번 식후 30분에 굵은 동그라미를 치고 그 위에 다시 별 하나를 그려 넣었다

  오늘부터 먹고 싶은 것 맘껏 먹어라 말해주는 의사가 이상하게 고맙더라는 농을 약값에 얹어 내밀고 별 상점 문을 닫는다

 

  색깔 고운 별들이 소복하게 모여 있는 봉지를 다락에 올려두면 한 달 내내 별이 돋는 어머니의 방

 

  끼니때가 가까워오면 먼저 밥을 먹는다 밥은 별의 전채 요리, 별 봉지를 뜯고 물 한 모금으로 별을 씻어 넘기면 피가 도는 곳 어디든 녹아드는 별 부스러기들

  

  고향 집 하늘에는 밤마다 백색왜성이 뜬다

  별 먼지들이 어두운 곳에 쌓여 힘껏 빛을 보태보지만 어제보다 어둡고 어제보다 식어가는 하얀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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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진​​​​​ ​​​ ■

2013년 〈전태일문학상〉 수상 등단. 시집 『눈물 이후』, 합동시집 『시골시인 K』 등이 있음. 2021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 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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