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 저자 | 김호성 | ||
|---|---|---|---|
우물이 마른다
붉은 하늘을 문질러서
맛을 본 너는 비틀거린다
서로 죽이지 않고 어떻게 이름을 기억할까
몸은 식었지만 우리는 여전히 등이 뜨거운 걸
고열에 중독된 위선자들을 위해
오늘은 반드시 추워야 하는데 쇠구슬을 물고 있다가
타는 냄새가 이 순간을 기억하게 하고
느티나무가 검게 물든다
돌을 맞은 걸인들이 소금 가루로 부서져 버린다
다리 한쪽을 잃은 말의 배를 더듬다가도
나는 너에게 그을린 손을 내민다
우리는 신발이 젖었고 역병처럼
번져나간다

김호성 ■
2015년 《현대시》 등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