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2021
Extra Form Output
저자 정채원 

옥상과 반지하 사이 방황하는 커서가 있다

​

​

​

​

왼쪽이 웃을 때

오른쪽은 방금 따귀를 얻어맞은 얼굴로

 

시퍼러둥둥한 오늘도

어금니가 0.01mm쯤 갈렸겠지

 

이가 나날이 조금씩 짧아진다는

주식시장의 개미처럼

이를 악물고 영끌, 영끌!

 

삶은 어째서 늘 투자한 만큼의 이윤을 불러오지 못하는 걸까

손가락은 애지중지 삼시 세끼를 챙기는 동안

두개골은 우주를 떠도는 미아가 되어

 

뜬구름 속 개 울음소리나 잡으러 다니다

코 베어가는 줄도 모르고

뒤통수가 녹아내리는 줄도 모르고

 

당신만을 사랑해요!

모니터에서 화살표가 깜빡거리며 손짓하지만

비상 착륙할지도 모른다, 모든 짐 다 버리고

세상의 댓글은 늘 마감 직전이다

 

옥상과 반지하 사이 눈 감고 뛰어내리는 낙숫물

짜릿한 낙차가 있어

오한과 발열을 거듭하며

오늘도 멈추지 않고 굴러간다

​

​

​

​

 

 

 

 

 

 

 

 

 

 

 

 

신작시_정채원.jpeg

정채원​ ​​■

1996년 《문학사상》 등단. 시집 『슬픈 갈릴레이의 마을』 『제 눈으로 제 등을 볼 순 없지만』 등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