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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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안희연 

지배인

 

 

 

그들은 우리에 갇혀 있던 도마뱀을 풀어주었고

내게 선물처럼 가위를 건넸다

 

너는 착한 아이란다 꼬리를 자르며 놀아보렴

 

도마뱀 가위 나

가위 나 도마뱀

나 도마뱀 가위

 

우리는 꼭짓점처럼 있다

 

그들은 나를 달래듯이 말한다

착한 아이야, 도마뱀의 꼬리는 다시 자란단다

그건 믿음이 아니라 사실이지

 

도마뱀 가위 나

가위 나 도마뱀

나 도마뱀 가위

 

시계 초침 소리가 천둥소리처럼 들린다

꼬리를 자르지 않으면 못된 아이가 될 것 같다

 

어떤 말을 할 수 있을까

이미 시작된 폭풍에 대해서

파헤쳐진 땅과 씨앗에 대해서

 

창밖과 창 안의 시간은 같지 않다

시간의 힘을 믿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잘린 꼬리는 도마뱀인가요, 도마뱀이 아닌가요?

영혼이라는 말은 불에 가까운가요, 물에 가까운가요?

질문을 시작했을 때

 

너, 정말로 착한 아이구나

그들이 기특하다는 듯 웃는다

입으로는 웃고 있지만 눈으로는 조금도 웃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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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_안희연.jpeg

안희연 ㅣ

2012년 <창비신인상> 등단. 시집 『너의 슬픔이 끼어들 때』 『밤이라고 부르는 것들 속에는』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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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9년 1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