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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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정재분 

위스크다르

ㅡ 자장가

 

 

 

차지도 덥지도 않은 노천가는 길에

야생양귀비 붉게 피었어요

이제 막 번지기 시작한 풀빛 사이로

확연한 대조를 꺾고 싶었어요

손의 온기에 붉음이 빠르게 시들 테지요

라오디게아 언덕이라야만 핀다 하겠지요

 

들꽃 이야기를 누설하지 않아도

순례자는 들꽃 만발한 언덕을 걸었겠군요

무너진 돌무더기 사이로 몇 개의 돌기둥은 직립이고요

이끼의 어법으로 옛이야기 지줄대지요

새로 돋은 나뭇잎도 따라 수런거려요

본 것이 많아서 할 말이 많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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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녹색 돌을 주웠어요

에메랄드를 꿈꾸다 잠이 들었나봐요

졸음 가득한 빛깔이 깨어날까 봐

읽지 못한 책장에 가만히 뉘어놓았어요

뒤꿈치를 들고 뒷걸음 했어요

뒤통수가 두근두근 뛰었어요

 

해안가 상점 바람벽에

고운 빛깔 물고기가 살고 있었어요

악마의 눈이었다가 천사의 눈이었다가

이랬다저랬다 하는 눈동자가 박혀 있었어요

알쏭달쏭 푸른 구슬을 한동안 바라보다

마음 묻은 물고기를 두고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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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분 ㅣ

2005년 《시안》 등단. 시집 『그대를 듣는다』 『노크 소리를 듣는 몇 초간』, 산문집 『침묵을 엿듣다』가 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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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9년 10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