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 저자 | 김정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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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의 침묵
마사는 백년 전 멸종된 나그네비둘기의 암컷
박물관에서 긴 잠 자네
새떼가 블루베리 숲을 지날 때면
얇은 새 가슴살이 먹고 싶은 사람들이
총을 겨누며 기다렸다는데
나그네비둘기는 어느 날 홀연히 사라졌다네
고압전선에 앉아 있는 산비둘기
사라지지 않기 위해 두 발을 구름에 묶나
곧 녹아내릴 구름인데
날개를 접어 다시 숨을 고르나
그리워라, 참을 수 없는 블루베리 맛
수북이 쌓인 먼지를 털며 마사가 언덕을 오르네
블루베리 숲에서 사랑하고
그 사랑 잃어버리고
믿었던 일들이 모두 새어나간 둥지에서
당신의 고독을 위해 가슴살을 떼어 줄까
그 숲에 가면 가슴 없는 새들이 둘러앉아 있을까
각자의 가슴에 얼굴을 숨기고
아주 멀리 떨어진 곳 위로가 닿지 않는 곳으로
마사는 날아갔을까

김정임 ㅣ
2002년 계간 《미네르바》 등단, 2008년 《강원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 『붉은사슴동굴』 등이 있음. 〈미네르바작품상〉 수상.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9년 04월
